니콜라스 푸생의 '사계'
니콜라스 푸생의 사계절 중 봄의 그림입니다
파란하늘과 노란빛의 아침햇살이 만들어 낸 녹색 숲, 강한 햇빛은 지상낙원을 묘사합니다.
아담과 이브가 등장한 하늘 위에서 하나님은 손을 들어 금지하는 동작을 하고있습니다.
봄은 창세기에 나오는 선악과를 먹는 아담과 이브에 관한 그림입니다. 이브의 손 모양은 아담에게 선악과를 권하고 있습니다.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어둠과 밝음의 대비로 구성된 화면은 하나님의 율법과 인간의 위상을 나타냅니다.
하늘의 빛과 땅의 그림자로 인간의 원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4계 연작은 4개의 계절과, 하루의 4가지 시간대, 4명의 고대 신들, 인생의 4단계, 기독교 구원의 4단계로서 되풀이되는
순환적 개념들과 결합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에는 하루의 시작, 인간의 창조와 곧 이어 생겨나는 원죄의 시작,
그리고 태양신 아폴론을 상징합니다. 이때 원죄의 씨앗인 뱀은 그림에 등장하지 않았으며 그늘 속 어딘가에 숨어 있을텐데,
모습이 드러나지 않은 채 암시되고 있는 의미는 네 번째 작품 ‘겨울’에 가서 깨달을 수 있습니다.
니콜라스 푸생의 사계절 중 여름입니다..
길 양쪽에 요새화 된 마을이 있습니다.
수확기를 맞은 황금빛 밀밭에 점심식사인 듯 음식을 준비하는 여자들, 물을 마시는 사람, 백파이프를 부는 사람,
여기에 어울리지 않게 말 다섯 마리와 그 옆에 채찍 든 남자, 긴 지팡이를 들고 가슴에 손을 얹은 하인이 보입니다.
그림 가운데는 터번을 쓴 남자 앞에 무릎을 꿇은 여자가 있습니다. 이 그림은 구약성경 룻기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모합지방 사람 룻은 남편 잃은 미망인인데 시어머니를 모시고 어렵게 살고 있었습니다.
식량이 떨어지자 베들레헴 사람 보하스의 밀밭에 와서 땅에 떨어진 이삭이라도 주워가게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나중에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됩니다. 여기서 낳은 자손이 다윗의 선조가 되고 다윗은 예수의 혈통이 됩니다.
장대를 든 엄숙한 남자는 앞으로 태어날 다윗의 자손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입니다.
화면에 큰 나무는 다윗의 혈통을 나타내며, 빵과 밀 이삭은 다윗을 선조로 하는 예수의 몸을 뜻합니다.
이 그림은 하루 중의 한낮, 여름이라는 계절, 인간의 성숙, 풍작의 여신 ‘쎄레스’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룻은 그리스 여신을 대신하기도 하며 다섯 마리의 말은 로마의 포로 로마노에 있는 티투스의 개선문에 새겨진
부조를 본떠 그린 것입니다.
여름은 뿌생이 심취했던 기원전 1세기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를 묘사했다고 합니다.
니콜라스 푸생의 사계절 중 가을입니다..
멀리 날카로운 산봉우리가 보입니다. 시간대는 해 저물 녘 오후를 나타냅니다.
석류열매와 포도송이를 들고 가는 남자들에서 경계태세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은 구약 성경 민수기에 나오는, 광야의 대이동에 관한 내용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백성들을 가나안 땅으로 데리고 가서 잘 살라고 명령합니다.
모세는 이 사람들에게 가나안 땅을 미리 살펴보고 오도록 합니다.
포도송이와 나무막대는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와 그의 피를 상징할수 도 있습니다.
또, 포도에서 떠오르는 포도주는 술의 신 바쿠스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왼쪽의 큰 나무와 열매를 따는 여자는 생명의 나무이자 새 교회를 나타냅니다.
가지가 앙상한 나무와,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떠나는 여자는 유대교회를 나타내며
여인의 바구니에서 흘러내린 천이 생명의 나무와 차단하고 있습니다.
니콜라스 푸생의 사계절 중 겨울입니다..
그림에는 침몰하는 배와 위아래 물높이 차이로 생기는 급류가 보입니다.
이 그림 ‘겨울’은 하루 중 마지막인 밤을 나타냄과 동시에 종말을 묘사합니다.
대홍수로 인해 도시와 산들이 폭우에 잠긴 것이 보입니다.
인간을 창조한 것에 회의를 느낀 하나님은 노아만을 구원하기로 하고 지붕 있는 배 모양의 방주를 지으라고 명령합니다.
그 안에 노아의 가족들과 하늘과 땅에 사는 동물들 암수 한 쌍씩을 실으라고 합니다.
그림에서 물에 떠있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이교도들입니다.
비는 40일을 쉬지 않고 내렸고 지상의 모든 것은 물에 잠겼다고 합니다.
한참 뒤 물이 빠지고 다시 해가 났을때 하나님은 다시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표시로 무지개를 띄웠다고 합니다.
대홍수는 인간의 종말임과 동시에 다시 태어난다고 하는 기독교 구원의 역사를 말하고 있습니다.
자, 여기 왼편에 뱀이 등장합니다. 뱀은 저승신 하데스를 연상시킵니다.
아침에 숨어있던 뱀은 왜 이제야 모습을 드러냈을까요.
그리스 신화에서 뱀은 죽음의 상징뿐 아니라 재생과 순환의 상징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허물을 벗는다는 데서 재생이 연상되기 때문일까요?
뱀은 또, 이승과 저승을 오르내리는 중재자의 상징으로도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계절의 배경으로 구약성서를 택한 이유는 단순해 집니다.
꽃 하면 영원한 봄이 지배하는 에덴동산, 여름을 상징하는 이삭은 룻과 보아스의 얘기, 가을을 상징하는 포도는 민수기의
모세와 두 염탐꾼의 얘기, 겨울을 상징하는 올리브와 대홍수와의 관계는 성서 대홍수에서 비둘기가 물고온 식물이
감람잎(올리브)으로 대체되는 상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던 것 입니다.
출처 : 이지움